풍경속의 이야기

풍경 속의 이야기 35 / 영원과 하루

풀빛세상 2013. 1. 21. 21:12

 

 

 

인터넷이 대중화되면서 실명보다는 닉네임으로 자신을 표현하기 시작했습니다.

하루라는 닉네임을 가진 분이 있습니다.

영원이라는 닉네임을 가진 분도 있겠지요.

영원과 하루라는 닉네임을 가진 분도 나타났습니다.

하루는 무엇이며 영원은 무엇일까요?

하루를 끝없이 쌓아가면 영원이 될까요?

영원을 무한반복으로 나누게 되면 하루가 될까요?

시간이란 한계를 뜻하고, 영원은 초월적이기 때문에 서로는 다른 차원이라고 정리했던 적이 있습니다.

 

하루란 그날이 지나면 사라져 버립니다.

이론상으로는 하루를 끝없이 잇대어 놓으면 영원이 될 것 같아도,

소멸되어버리는 하루와 결코 소멸되지 않은 영원은 결코 만날 수 없는 운명이겠지요.

 

창 밖을 보았습니다.

바깥에는 비가 토닥토닥거리며, 창문에는 물방울이 맺혔습니다.

창은 세상을 모두 담을 수 없었고, 세상은 결코 창문 안으로 들어 올 수 없었습니다.

세상을 모두 품어 안을 수 있을 것 같아도 마음의 창은 크기가 제한되어 있었습니다.

조금 더 크고 작고의 차이는 있겠지만 각 사람은 자기 마음의 창의 크기만큼 세상을 보고 듣고 품어 안을 수 있었습니다.

 

 

잠시 창을 통하여 밖을 내다보면서 행복했었습니다.

창 밖에는 풍경이 있었고 세상이 있었고 하루 하루 살아온 삶의 흔적들이 있었습니다.

많은 고통 고민 번민 .... 그래도 살아온 날들이 대견했습니다.

가끔씩은 절벽 위 좁은 외길을 걸어가듯 위태롭기만 했는데, 어찌 그 힘든 날을 살아왔느냐고, 무너지지 않고 용케 버티어 왔느냐고 스스로를 칭찬해 봅니다.

존재와 무, 절망과 희망, 하늘과 땅, 이상과 현실, 소유와 무소유, 오늘과 내일, 하루와 영원....

의식은 날카로운 칼날 위에서 춤추기도 했었지요.

아직 살아갈 날이 많이 남았습니다.

앞 날에 어떤 일이 있을지 알 수 없지만 살아온 날들처럼 살아가면 되겠지요.  

 

 

 

이 작은 토우들은 이것들을 만든 작가의 내적표현일 수도 있겠지요.

인간이란, 인생이란.... 아마 그분도 벗어버릴 수 없는 의문의 늪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치지 않았을까요? 그분은 어떤 답을 얻었을까요?

 

 

 

이 사진들은 김영갑 갤러리에서 찍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