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의 짧은 이야기

짧은 이야기 25 / (섬)잔대

풀빛세상 2012. 11. 3. 11:14

 

 

 

 

한 송이의 꽃은 아름답습니다.

두 송이의 꽃은 행복해 보입니다.

무엇을 어떻게 '찍느냐'는 것은 무엇을 어떻게 '보느냐'에 달렸다는 말을 듣게 됩니다.

한 송이, 두 송이, 여러 송이, 무더기로 피어있는 꽃들 중에서 하필이면 두 송이를 선택하고 있을까요?

나의 무의식 속에 무슨 갈망이 숨어 있는 걸까요?

나와 아내를 표현하고 있는 걸까요?

아니면 나와 친구를 표현하고 있는 걸까요?

현재 행복한 삶의 상태를 드러내는 것일까요?

아니면 채워지지 않은 빈자리에 대한 심리적 보상일까요?

한두 송이의 꽃 앞에서 이런 투정을 부리는 나는 참 행복한 놈임에 틀림없습니다.

대다수의 현대인들은 삶에 바쁘고 찌들어 꽃들과의 대화를 나누지 못합니다.

꽃들아 너희들은 왜 두 송이로 피었냐?

왜 나의 눈에는 너희 둘이 그토록 행복해 보이냐?

오늘도 대답없는 질문만을 툭 던져 봅니다.

틀림없이 아내는 이런 남편이 한심하다고 하겠지요. 나잇살 먹어가는 주제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