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의 짧은 이야기

짧은 이야기 21 / 단풍놀이

풀빛세상 2012. 10. 11. 19:02

 

 

 

 

 

 

단풍이 곱게 물든 날 산으로 올랐습니다.

혼자서 타박타박, 속마음으로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는 길은 외로우면서도 행복했지요.

사람들은 단풍을 찍었다고 말하겠지만 사실은 빛을 담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사진은 빛을 담는 작업이라고 하지요.

빛을 어떻게 맞이하며, 어떻게 통제하며,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사진의 품질은 달라지게 됩니다.

수없이 많은 단풍이 있었지만 빛이 머물고 있는 그 순간을 찾아 다녔습니다.

 

누군가 마음의 빛을 담는 사진가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마음의 어둠, 외로움, 쓸쓸함, 계절탓일까요?

그렇지만 언듯언듯 비추는 밝음을 찾아 카메라의 렌즈를 들이댄다면 그 속에서도 아름다움이 찿아지겠지요.

빛이 없는 낙엽은 아무리 짙붉고 짙노랗고 할지라도 외로움과 쓸쓸함의 무게로 추욱 늘어지게 될 것입니다. 그렇지만 가을의 따사로운 태양빛이 비추이면서 갑자기 낙엽은 생기를 되찾게 됩니다.

 

마음의 빛을 찾아 찍어주는 사진사를 기다려봅니다.

하늘에 있는 그분이 마음의 빛을 찾아서 찍어주는 사진사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