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이야기

풀꽃이야기 150 / 기장대풀

풀빛세상 2012. 9. 27. 17:11

 

 

  

 

사랑이란 무엇일까요?

사랑이란 '살다'라는 동사에서 유래했을까요?

함께 사는 것, 그것이 사랑일까요? 아니면 함께 살고 싶은 것, 그것이 사랑일까요?

영어의 Love는 Live에서 나왔을까요?

단어의 유래는 알 수 없지만, 그럴 듯하다는 추측을 해 보면서, 아무려면 어때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사랑을 읊으면서도 함께 살고 싶지 않다면 사랑이 아니겠지요.

함께 살면서도 함께한다는 마음이 식어지면 사랑이 식었다고 말해야겠지요.

식어진 마음을 도닥거려 훈훈하게 할 때 사랑의 회복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요.

 

사랑이 함께 사는 것이라면 의무와 책임도 뒤따라야 하겠지요.

남편은 아내를 사랑하고, 아내는 남편을 사랑하고, 부모는 자녀를 사랑하고, 자녀는 부모를 사랑하고, 사랑하기 때문에 함께 살고, 함께 살기 때문에 사랑하게 되고...... 이 순환의 공식이 부드러울 때 우리는 아름다운 사랑이라고 말하게 될 것이요, 이 순환의 공식이 딱딱해질 때 사랑의 위기라고 부르겠지요.

물론 사랑하고 함께 산다는 것이 또 다른 의미로 전이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친구가 친구를 사랑한다면, 함께 있고 싶고, 만나고 싶고, 친하고 싶고, 대화를 나누고 싶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고, 이와 같이 뜻풀이를 해보게 됩니다.

 

어디 그 뿐일까요?

신을 사랑한다는 말은, 나와 함께하는 신에 대한 사랑의 고백이요, 그 신과 함께 하고 싶다는 간절한 열망이요 염원이겠지요. 오늘도 목마름과 함께 신을 사랑한다고 그분을 사랑한다고 뇌고 되뇌어 봅니다.  

 

기장대풀이라고 합니다. 습지에 흔한 풀이지만 그 존재가 미미하여 이름을 얻지 못하다가, 어느날 식물학자의 눈에 띄어 이름을 얻었습니다. 무엇이라고 이름 붙일까? 아~ 기장 지역에서 처음 만났으니 기장대풀이라고 하자. 그렇지만 전국 습지 어디에서나 자라는 벼과의 식물입니다.

 

제주의 높은 지역 습지에 가면 붉은색이 도드라지는 기장대풀의 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른 아침이었기에 이슬을 머금었고, 다사로운 햇살이 비춰 반짝거리고 있었습니다. 

꽃에서 동그란 열매까지의 크기가 깨 한 알 정도가 될까요?

깃털을 닮은 꽃술에 이슬 한 방울이 맺히면 그득해집니다.

한 뼘 높이의 키에 조롱조롱 매달려 있는 엄청 작은 꽃, 눈으로는 볼 수 없어 카메라의 접사렌즈를 물려 겨우 확인하며 한 컷 한 컷 작업하게 됩니다. 쪼그려 앉았다가 일어서면 허리가 뻣뻣하여 아고 허리야~ 소리가 절로 터져 나오게 됩니다. 그렇지만 환희라고 해야 할까요? 내 마음의 보석을 찾아 담는다는 즐거움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내 마음의  보석을 누구에게 전해줄까 상상의 나래를 펼쳐 보면서, 함께 하는 여인의 얼굴을 떠올려 봅니다. 이것이 사랑이겠지요.

 

'사랑'이란 '살다'라는 단어에서 나왔을까요?

그 유래야 어떠하든, 사랑이란 '함께 살다' 혹은 '함께 살고 싶은'이라고 정의 내리고 싶습니다. 

 

기장대풀은 7월 어느 날 한라산 높은 습지에서 찾아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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