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이야기

풀꽃이야기 94 / 유럽단추쑥

풀빛세상 2011. 6. 8. 16:42

 

 

  

 

두리번 두리번, 이제는 어느 정도 습관이 된 듯 합니다. 누군가를 만나기로 약속한 시간, 약간의 짬이 있었습니다. 참 신기하지요. 작은 풀밭 나무 그늘 아래 뭔가 새로운 것이 보였습니다. 뭘까? 풀도 아닌 것이, 꽃도 아닌 것이.... 하도 신기해서 찬찬히 살펴보니 분명히 꽃은 꽃이었습니다. 음~~ 처음 보는데, 뭘까? 일단 카메라를 꺼내고 풀밭 위에 엎드렸습니다. 깨끗한 외출복이었기 때문에 더렵혀지지 않도록 최대한 조심을 했습니다. 다행히 풀밭이었기 때문에 많이 더려워지지지 않겠지만 혹시 초록의 풀물이라 들게 되면 그것도 난감해지겠지요.

 

이곳 저곳 사진을 올려 '이게 뭘까요?' 질문을 했을 때 의외로 답글이 빨리 올라왔습니다. 클릭해서 살펴보니 저 멀리 호주의 야생 허브 종류인 것으로 일차 확인이 되었습니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났을 때 더욱 정확한 정보가 올라왔습니다. 2007년 제주시의 어느 공원에서 처음 발견되었고요, 정식으로 이름을 얻은 것은 아니지만 잎은 쑥과 비슷하고 꽃의 모양이 단추처럼 생겼기 때문에 유럽단추쑥이라고 한다는군요.

 

제가 처음 찾은 것은 아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직은 모르고 있겠지요. 앞으로 이 식물도 많이 번식되어 쉽게 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직은 희귀한 것 같습니다. 그동안 누군가의 눈에도 띄였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심하게 지나쳤을 것입니다. 개 눈에 뭣만 보인다는 말도 있지만, 사랑하게 되면 그것만 보이는 것이 당연한 것이겠지요. 꽃을 사랑하다보면 꽃만 보인다는 말이 새삼 실감이 납니다.

 

사랑한다는 것이 뭘까요? 사랑한다는 것은 오직 그것만을 마음에 품고, 오직 그것만을 보고 싶어하는 것이겠지요. 사랑의 대상이 인격체이라면 오직 그분만을 마음에 품고, 오직 그분만을 그리워하는 것이겠지요. 항상 마음에 부담으로 남는 것은, 풀꽃들을 사랑하는 것만큼 그 풀꽃을 만들어 세상에 흩뿌려 놓으신 그분과의 교감이 깊어지기를 바랄 뿐입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도 식지 않는 호기심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려 보시기 바랍니다. 혹시라도 익숙하게 알고 있던 세상에서 새로움이 발견될 수도 있겠고요, 어쩌면 아직은 남들이 찾아 만나지 못한 새로운 세계와의 만남을 경험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세상 곳곳에는 아직도 창조주이신 그분이 숨겨 놓으신 숱한 신비와 아름다움이 숨어 있는 것 같습니다. 단 찾는 자에게 찾아질 것이요, 두리번 거리는 자에게 보여지겠지요.

 

호기심으로 충만한 풀빛세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