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이야기

풀꽃이야기 90 / 지칭개

풀빛세상 2011. 5. 27. 23:25

 

 

 

 

 

그때가 언제였을까요? 소년의 몸은 너무도 가벼웠습니다. 붕붕 마음껏 하늘을 날아다녔지요. 비행기처럼, 하늘의 새처럼, 소년은 양팔을 벌린 후 가볍게 날아서 산을 오르내리고  강을 건너고 어디든 가고자 하는 곳이면 편안하게 갈 수가 있었습니다. 날이면 날마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소년에게 날아다니는 것은 너무도 당연했고, 날아다니지 못한다는 사실이 낯설게만 느껴졌습니다. 그것이 꿈이라는 사실도 몰랐던 것 같습니다. 왜냐고요? 한동안 밤이 되어 잠 속에 빠져들면 매일같이 비슷한 풍경 속의 마을을 날아다녔으니까요.

 

 If I were a bird,......(만약 내가 새라면,.....). 날이면 날마다 달달 외고 다녔던 'IF 가정법'의 가장 기초적인 문장이었지요. 라이트 형제는 가정법을 현실화시켰습니다. 소련의 가가린은 처음으로 지구를 벗어나 광대한 우주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우주에 나가보니 신이 있던가요?' 물어보는 기자들 앞에서 이렇게 말했다지요. '우주에 나가보니 온통 껌껌했을 뿐이고, 그 어디에도 신은 없었습니다.'

 

얼마 후, 미국의 암스트롱이라는 분이 달나라에 두 발자국을 찍은 후 그 자리에 미국의 성조기를 꽂고 성경의 한 부분을 조용하게 외었다고 합니다.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누가 나의 도움이 될꼬? 나의 도움은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에게서로다.' 누구의 말이 맞을까요? 훗날 무신론자였던 가가린은 소련의 항공우주국에서 우주비행 훈련을 하던 중 이유를 알 수 없는 사고로 죽었다고 합니다. 반면에 미국의 암스트롱은 전 세계를 다니면서 창조주 하나님의 존재를 전파하며 살았다지요. 여기에서 누가 옳으냐 틀렸느냐를 판단하려고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세계관의 차이는 분명히 존재한다는 뜻이겠지요. 

 

나이가 들어갈수록 꿈의 날개는 시들어지거나 꺾여지는 안타까움에 젖게 됩니다. 누가 꿈의 날개를 활짝 펴면서 살 수 있을까요? 현실에 뿌리 내리지 못하는 몽상가들일까요? 아니면 현실에 굳건하게 두 발을 내디디고 있는 성취가일까요? 나이에 상관없이 더욱 젊고 푸르르게 살아가는 분들을 보면 존경스럽기만 합니다. 다시 돋아라 나의 날개여.... 이런 외침을 외치며 살아야 할까요?

 

들판에 나가보면 지칭개라고 하는 식물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엉겅퀴와는 팔촌이요, 뒤이어 피어나게 될 조뱅이와 여름날 산에서 만날 수 있는 산비장이와는 사촌지간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요. 이네들의 특징은 꽃송이가 활짝 피어나지 못하고 반만 벌어졌다가 씨맺음을 하게 됩니다. 그래도 꿀과 향을 머금고 있는지 벌과 나비와 풍뎅이 등등의 온갖 곤충들이 찾아와 머물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위에서 찍어보았습니다. 볼품없는 풀꽃들이지만 짙푸른 우주를 날아가는 우주선들의 편대비행이 나타났습니다. 옆에서도 찍어보았습니다. 보랏빛의 뭉클함이 느껴집니다. 참 이상하지요. 단순함에서 우주의 자유로움이 나타났습니다. 소년 소녀의 아릿한 추억들이 고개를 삐죽 내밀고 있네요. 이제는 나이탓만 하지 말고 우주선을 타고 드넓은 우주로 날아갈까요? 오늘 밤 깊은 꿈자리에서 지칭개 우주선을 타고 저 멀리 우주밖으로 나가봤으면 참 좋을것 같네요.

 

풀꽃 우주선을 타고 우주 저 멀리까지 날아가며 창조주를 경배하는 풀빛세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