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속의 이야기

풍경 속의 이야기 4 / 눈 오는 날의 풍경

풀빛세상 2011. 1. 31. 18:06

 

 

 

 

 

1.
우리집 강아지는 복슬 강아지
어머니가 빨래 가면 멍멍멍
쫄랑쫄랑 따라가며 멍멍멍

2.
우리집 강아지는 예쁜 강아지
학교 갔다 돌아오면 멍멍멍
꼬리치고 반갑다고 멍멍멍


어릴적이 참 많이 불렀던 동요이지요. 천천히 길을 따라 걸었습니다. 주변에 혹시라도 사진찍을 꺼리라도 있는가 살펴보면서 이리 두리번 저리 두리번..... 특히 눈이 녹으면서 생겨난 흔적들이 무슨 형상을 남길까 유심히 찾아보았습니다. 강아지 한 마리가 나타났습니다. 얼른 찍었습니다.

 

사람은 보고자 하는 것을 본다고 하지요. 그래서 눈이 보배라는 말을 할까요? 보통의 풍경 속에서 예사롭지 않은 그 무엇인가를 찾아내는 눈이 예술가들에게는 있다지요. 그리고 그것을 표현해내는 것이 예술가의 작품이라고 하겠지요. 저야 뭐 그런 눈을 갖지 못했기에 누군가 표현해 놓은 것을 보면서도 이해할 수가 없어서 저게 뭘까 고개를 갸웃갸웃할 뿐입니다. 그러면 어떤 이는 이렇게 말했지요. 그냥 보기만 하고 그냥 느끼기만 하라고요. 그래서 눈 내린 후의 거리를 천천히 걸어가면서 보고 느끼려고 해 보았지요.

 

어떤 이는 기도하는 여인을 찾기도 합니다. 어떤 이는 고개를 까닥거리며 흥겹게 걸어가는 스누피를 찾기도 했고, 어떤 이는 상징성이 깃든 역사를 찾아서 표현하기도 합니다. 저도 그들이 했던 것처럼 흉내내기를 하기로 했습니다. 길고 꾸무적거리는 모습이 나타나기에 제 나름으로 하늘의 용이 눈밭에서 놀다간 자리라고 상상을 해 보았습니다. 그럴 듯해 보입니다.

 

단순하고 단조로운 모습이지만, 하얀 투구를 쓰고 땅에서 솟아오르는 병정을 떠올려 봅니다. 하늘에서 내린 눈, 땅 위에 있는 돌멩이, 그리고 깊은 잠에서 깨어나 눈을 비비고 일어서는 지하의 병정이 하나로 어우러졌습니다.

 

 

뭔가 형상이 있는 것 같은데, 뭣인지 좀 난해합니다. 이것 저것 섞여 있기는 하지만 뭣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추상 속에서 자유로움을, 상상 속에서 무한한 세상을, 불규칙성 속에서 규칙성을, 뭔가 말할 것은 많은 것 같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잘 몰라서 당황스러워하는 어린아이의 세상을 떠올려 봅니다. 어찌 보면 너무 유치하지만 또 다시 보면 대가의 작품과도 같고, 정말 그러할까 생각하면서 보면 그렇지 않은 것 같아서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고 맙니다. 눈 내린 세상이 남겨 놓은 작품의 세계, 햇살이 비치면 사라집니다. 누군가 발자국 하나만 찍어도 없어집니다. 한 순간의 아름다움을 살짝 남겨 놓고 숨은그림 찾기 하듯이 찾아보라고 하는 것 같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