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이야기

풀꽃이야기 25 / 선이질풀

풀빛세상 2010. 10. 11. 21:09

 

 

 

쥐손이풀과에 이질풀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쥐손이풀도 종류가 많아 저로서는 도무지 구별을 못하겠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각자 개성이 있겠지만, 제가 보기에는 그놈이 그놈이라서 애써 구분하는 것을 포기한 채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예쁜 꽃이 있어 찍어와 무슨 꽃입니까 하면 전문가들이 친절하게 알려주기 때문에 그 덕을 많이 보고 있습니다.

 

선이질풀이라고 합니다. 이번에 알게 되었는데요, 꽃 두 송이가 쌍을 이뤄 나란히 피는 것이 이 꽃의 특징이라고 합니다. 또 어딘가를 찾아보니까 둘이 한꺼번에 피고 지는 것이 아니라, 한쪽이 약간 먼저 피고 다른 쪽이 뒤따라 피며, 한쪽이 먼저 꽃잎을 떨구면 다른 쪽에서도 뒤따라 꽃잎을 떨군다고 하네요. 참 신기하지요. 자연의 신비라는 것은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들의 모임에서도 연령별로 대화내용이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3,40대는 애들 양육과 교육이 주제가 된다면, 50의 나이가 넘어가면 자연스럽게 부부생활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게 됩니다. 부부가 서로 다툰 이야기, 부부 사이에 일어났던 에피소더들을 나열하면서 깔깔 웃을 때가 많이 있습니다.

 

어떤 부인이 신랑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신, 죽으려면 일찍 죽으슈. 그래야 내가 재혼이라도 하지.

어떤 남편은 이렇게도 말했다고 합니다. 걱정하지마. 내 일찍 죽어주면 돼?  

 

다들 싱거운 사이들이지요. 부부 사이에서 이런 말에 상처받지 않고 크크 웃으며 주고 받을 수 있다면 별달리 걱정 안해도 될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사이가 하루 아침에 되나요. 인생의 쓴맛 단맛을 경험하면서 미운 정 고운 정 들어갈 때 이런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겠지요. 이제는 서로를 의지하고,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가려운 곳이 있으면 긁어주고, 아픈 곳이 있으면 다독거려주고.....

 

 

 

 

50의 나이가 넘어가면서 생겨난 변화들이 많이 있습니다. 일단, 아내는 더욱 용감해졌습니다. 예전에는 바퀴벌레만 나와도 남편을 찿았는데, 이제는 스스로 해결해 버립니다. 반면에 남편은 점점 약해지면서 아내를 더 많이 의지하게 됩니다. 혹시라도 아내가 먼저 가 버리면 혼자 어떻게 살꼬 이런 걱정이 마음 한켠에 자리잡고 있는 것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모두 건강한 가족이 되며, 검은 머리 파뿌리가 될 때까지 등 긁어주면서 사시기 바랍니다. 

우리 님들 모두 노년이 더욱 아름답게 되기를 빌어봅니다. 풀빛세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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