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이야기

풀꽃이야기 11/ 쥐깨풀

풀빛세상 2010. 9. 27. 13:22

 

 

   

  

깨풀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깨 하면 우리는 들깨 참깨를 먼저 떠올립니다만, 야생에서는 원조격인 깨풀을 비롯해서 쥐깨풀 들깨풀 그리고 비슷한 다른 이름들도 있습니다. 사람들은 쥐깨풀과 들깨풀의 특징을 살펴서 구분하고 있지만 저는 아직 그 단계에까지 이르지는 않았습니다. 구태여 그렇게까지 해야 할까라는 의문이 들기 때문이지요.

 

풀꽃들이 흩어져 피어 있는 풀숲에 가서 헤쳐보면 상당히 다양한 꽃들이 숨어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네들은 누가 봐 줘도 좋고, 누군가 봐 주지 않더라도 행복한 것 같습니다. 제 생각입니다만, 그네들 입장에서는 차라리 사람이라고 하는 전능한 힘을 가진 폭군들이 찾아오지 않는 것을 더 좋아할 것 같습니다. 

 

옛날 헬라 왕국의 알렉산더 대왕이 디오게네스라는 철학자를 찾아갔지요.

선생님, 뭘 해드릴까요?

아! 조금만 옆으로 비켜 주시겠소. 태양빛이 가려져서 그늘이 진단 말이요.

 

야생화들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차라리 모른척하는 것이 좋지, 꽃을 사랑한다고 풀숲을 뒤지고, 사진을 찍는다고 주변을 정리해버리면 꽃들은 정말 힘들어 합니다. 때로는 그것으로 인해서 주변환경이 변하여 죽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이렇게 착각한답니다. 나는 꽃을 사랑하는 사람이야. 오늘도 나는 아름다운 꽃들을 만나고 왔어. 어쩌면 저도 이런 착각을 하면서 살고 있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쥐깨풀, 정말 작은 꽃입니다. 그러나 가만히 살펴보면 그 아름다움에 잠시라도 아~ 하는 탄식과 함께 넉을 빼앗기게 됩니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제가 야생화에 빠지는 이유는 이 작고 작은 꽃들의 특이한 아름다움 때문입니다. 이 작은 꽃, 눈에 잘 띄지도 않지만 살펴보면 살펴볼수록 예쁜 것은 당연하고, 오밀조밀한 것이 정밀하기 그지 없습니다.

 

쥐깨풀, 이름이 중요한 것은 아니겠지요. 이 작은 꽃을 들여다보십시오. 맨눈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접사렌즈로 들여다보면 그 속에 감춰진 모습들이 들어납니다. 무엇이 생각납니까? 무엇을 상상할 수 있습니까? 연분홍의 귀여운 애기들이 아~ 하면서 입을 벌리고 있는 듯 하지 않습니까?  어떤 이는 치과에서 이빨 검사 받기 위해서 아~ 입버린 모습을 상상한다고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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