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이야기

풀꽃이야기 1/ 제주물봉선

풀빛세상 2010. 9. 27. 12:22

 

   

 

 

제주물봉선

 

여름철 시냇가 혹은 물기가 많은 습지에 가면 물봉선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 녀석은 보면 볼수록 허~ 하는 웃음이 절로 나오게 됩니다.

커다란 입을 헤~~ 벌리고 있는데, 우리는 이렇게 크게 벌린 입을 아가리라고 부르지 않습니까?

커다란 아가리는 무엇이든지 다 집어 삼킬 것 같은데,

그 아래로 몸통은 없고 또르르 말린 꼬랑지가 딸랑 하나 달려 있습니다.

어찌 보면 외계인과도 같고, 어찌 보면 괴물과도 같고, 여러 가지로 상상을 덧붙여 봅니다.

그러고 보니 괴물이라는 영화가 있었지요.

영화 속의 그 괴물도 입이 커다란 것이 무엇이든지 보이는 것은 다 집어삼켰지요.

그렇지만 물봉선의 커다란 입은 꼬랑지에 담고 있는 꿀물을 곤충들에게 나누어주기 위해서인 것 같으네요.

벌들과 각종 곤충들이 앞다투어 날아와 그 커다란 입으로 들어가 깊숙하게 숨겨진 꿀들을 얻어갑니다.

그러는 가운데서 자연스럽게 암술과 수술의 수정이 이루어지겠지요.

 

이 꽃은 제주의 오름에서 만났습니다.

보통 물봉선은 물가에서 자라는데, 제주도의 산(오름) 위에서 자라는 것을 제주물봉선이라고 한다는군요.

혹시라도 물가를 지나칠 때 물봉선이 있는가 살펴보시고, 그 희안한 자태에 싱긋 웃어주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세상도 우리들 마음도 더욱 밝아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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