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의 짧은 이야기

짧은 이야기 139 / 개구리발톱

풀빛세상 2015. 1. 6. 23:41

 

 

 

 

 

벌써 봄이 온 것일까요?

남국의 햇살은 다사롭고

양지 바른 곳에는 봄의 꽃 개구리발톱이 드물지만 가끔씩 보입니다.

아직 신년의 초순인, 깊은 한겨울인데요.

손이 시려 꽁꽁 발이 시려 꽁꽁... 꽁꽁꽁...

 

그곳에는 사람 냄새가 안 나요. 거리감이 생겨요.

툴툴거리는 그분에게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지요. 사진을 취미생활로 하는 분들이라면

대부분 생활과 시간의 여유가 있는 분들인데...

아무나 비싼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으러 다닐 수 있겠나요.

우리와 같이 가난한 사진가들에게는 분위기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지요.

 

아내가 이렇게 말합니다.

당신, 필요할 때는 (아끼지 말고) 쓰세요.

그렇지만 카드값 조금만 더 나오게 되면 아내의 인상이 달라진답니다.

맞아요 맞아. 우리 부부와 똑같네요.

맞장구치는 대화로 분위기는 훨씬 부드러워졌습니다.

 

가끔씩 인생의 추위가 느껴질 때도 있지만

하늘의 다사로운 햇살을 즐기며 피어나는 작은 꽃들을 봅니다.

깊은 한겨울의 추위에 오돌오돌 떨면서도

저 작은 꽃들을 피우고 있는... 피우려 애쓰고 있는... 생의 열정, 열망...

아, 나는 왜 저 작은 꽃들이 되지 못하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