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의 짧은 이야기

짧은 이야기 137 / 골무꽃

풀빛세상 2014. 12. 8. 08:39

 

 

 

 

 

윗녘 육지에는 동장군님이 찾아오셔서 세상이 꽁꽁 얼었다네요.

올려다 보는 한라산에는 하얀 눈이 소복소복 쌓여 빛이 납니다.

옷깃 여미고 종종걸음으로 산책길을 걸었지요.

 

철없음이란 무엇일까요?

남쪽 세상에는 아직도 푸른 풀들이 발에 밟히고 있습니다.

오뉴월 땀 삐질삐질 흘려야 하는 계절의 꽃 골무꽃이

흐린 하늘에서 언뜻언뜻 내려오는 햇살을 그리며

하늘 향하여 고개를 꼿꼿이 들었습니다.

한뼘 키높이도 아니요 겨우 반뼘이나 될까요?

 

땅바닥에 엎드렸습니다.

야이, 철없는 녀석아! 이 추운 겨울날 어찌하려고...

피고 싶은 네 마음은 안다만,  

지금이 어느 때인데... 철없이 피었냐?

세상물정 모르고 철없이 살아가는 또 다른 나를 만난듯

반가우면서도 한심스러워 한숨 포옥 내쉬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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