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의 짧은 이야기

짧은 이야기 136 / 자금우

풀빛세상 2014. 11. 17. 17:29

 

 

  

 

낙엽, 쓸쓸한 바람, 검회색의 구름들 ...

가을이네요

이제 곧 겨울이 찾아오겠지요

손이 시리고 마음마저 시려옵니다

손을 부비면서

따스한 마음의 사람들을 그리워합니다.

 

숲 그늘 아래에 엎드리면

아름다운 발간 열매들이 보입니다

누가 감추어 놓았을까요?

갑자기 유혹이라는 단어가 떠오릅니다

첫인간 아담과 하와를 유혹했던 선악을 알게 하는 지혜의 열매일까요

백설공주를 죽음에 이르게 했던 치명적인 독사과일까요

 

아니겠지요

슬픈 마음에 희망을 주고

시들어가는 육신에 활기를 되찾아 주며

추운 날 오돌 오돌 떨고 있는 성냥팔이 소녀에게 아름다운 꿈을 주며

깊은 동면으로 들어가는 나비와 벌과 노린재 칠점무당벌레...

그네들에게 새봄의 노래를 준비하여 들려주는

사랑의 마음들이 빚어내는 

숲속의 작은 등불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