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들

구름은 둥둥

풀빛세상 2014. 7. 31. 11:22

 

 

 

하늘에 구름이 몹시도 아름다운 날들이 며칠동안 계속되고 있습니다.

날개를 달고 붕붕.... 누구나 느끼는 감정이겠지요.

갑갑하고 답답한 날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여보 당신 또 카메라 들고 나갔지.

사진 찍는 것은 허리에 제일 안 좋다 말이야.

남편을 걱정하는 아내의 잔소리가 시작되었습니다.

가까운 공원에 들렀다가 엎드려 작은 풀꽃들과 잠시 놀다 왔는데, 그것마저 못하게 합니다.

 

허리가 좋지 않아서 두어 달 끙끙 앓으면서 이 병원 저 병원 다녔습니다.

한달 정도는 생활이 힘들었지요. 하루의 많은 시간을 '아야 아야' 하면서 누워 딩굴 수밖에 없었습니다.

CT 촬영결과, 척추디스크라고 합니다. 더 정확하게는 척추디스크 탈출증이라고 하는 것 같네요.

수술해야 할 경우는 60~70%요,

그러나 20~30%의 사람들은 눌린 신경이 회복되면서 수술하지 않고도 살아갈 수 있답니다.

한두달 약물과 물리치료를 받으면서 상태를 지켜보자고 합니다.

수술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평생 허리를 다스리며 살아야 합니다.

언제 재발할지 모르기 때문에 조심하면서 살아야겠지요.

많이 아플 때에는 열 걸음 걸어가는 것도 힘들었습니다.

다리를 절룩거리며, 엉치가 아프며 종아리 당기는 것을 참으며, 한 발 한 발 옮길 때마다 얼굴은 일그러졌지요.

그럴 때마다 쓴 웃음 웃으면서, 장애 체험은 제대로 한다고 혼자서 중얼거렸습니다.

다행히 요즘은 약이 효력을 발휘하는지 많이 좋아지면서 조금씩 산책할 수가 있게 되었고

잠시나마 사무실에 앉아 책과 벗할 수 있을 정도는 되었습니다.

 

두어 달 넘게 바깥 활동을 하지 못했습니다.

집과 병원과 사무실....

마음은 산과 들의 꽃들을 찾아 헤매고 있는데....

한라산 오르는 길에는 온갖 꽃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인데....

아직도 못 만난 꽃들을 만나고 싶은데.....

오늘도 마음은 구름을 타고 붕붕 떠다니고 있습니다.

 

 

 

 

'살아가는 이야기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살아가는 이야기 13 / 폐가   (0) 2015.06.23
아내 이야기   (0) 2015.02.17
태풍피해(?)   (0) 2014.07.09
어둠을 밝히는 촛불처럼   (0) 2013.12.31
예수님 생일   (0) 2013.1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