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들

아내 이야기

풀빛세상 2015. 2. 17. 14:36

 

 

 

 

엊그제 밤까지 아내는 생각하며 머뭇거렸다.

졸업식에 참석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마음은 참석해야지 하는 쪽으로 기울었겠지만

한심한 남편도 아들놈들도 별 반응이 없으니 멋쩍었을 것이다.

 

아내가 세 번째 석사학위를 받는 날이다.

아내는 석사학위증만 모으는 걸까?

첫 번째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 신학석사

=>학우 남편을 만나 잘 살고 있다.

두 번째 계명대학교 여성학대학원 사회복지전공 문학석사

=>노인전문요양원 원장으로 일할 수 있는 바탕이 되었다.

세 번째 제주대학교 경영학대학원 경영학석사

=>노후생활 준비용일까?

 

그래 가자. 사진이나 찍어줄께.

여보 카메라 가지고 올께.

아내도 붕붕 뜨는지 입가에 웃음이 걸린다.

그동안 아내가 두 번이나 대학원 졸업했다고 하지만 그냥 그렇게 지나갔다.

첫 번째 신학대학원 졸업식은 참석도 안했고

두 번째는 아내 혼자 가서 졸업장 받아온 것 같고

이제 우리도 늙어가는 중인지... 아내의 졸업식에 참석하기로 했다.

작은 아들은 동아리 회의 참석한다고 가 버렸고

큰 아들놈과 셋이서 사진 찍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들아 엄마 얼굴에 촛점 맞추어 셔트 누르면 된다. 알겠지...

 

짜안~~ 평소에 아내가 하지 않는 포즈이다.

사진 찍어 준다고 하면 늘 얼굴 돌려버리는 아내라도

오늘은 폼을 잡는다...

 

 

 

'살아가는 이야기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만난 사람들   (0) 2016.03.05
살아가는 이야기 13 / 폐가   (0) 2015.06.23
구름은 둥둥   (0) 2014.07.31
태풍피해(?)   (0) 2014.07.09
어둠을 밝히는 촛불처럼   (0) 2013.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