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밤까지 아내는 생각하며 머뭇거렸다.
졸업식에 참석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마음은 참석해야지 하는 쪽으로 기울었겠지만
한심한 남편도 아들놈들도 별 반응이 없으니 멋쩍었을 것이다.
아내가 세 번째 석사학위를 받는 날이다.
아내는 석사학위증만 모으는 걸까?
첫 번째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 신학석사
=>학우 남편을 만나 잘 살고 있다.
두 번째 계명대학교 여성학대학원 사회복지전공 문학석사
=>노인전문요양원 원장으로 일할 수 있는 바탕이 되었다.
세 번째 제주대학교 경영학대학원 경영학석사
=>노후생활 준비용일까?
그래 가자. 사진이나 찍어줄께.
여보 카메라 가지고 올께.
아내도 붕붕 뜨는지 입가에 웃음이 걸린다.
그동안 아내가 두 번이나 대학원 졸업했다고 하지만 그냥 그렇게 지나갔다.
첫 번째 신학대학원 졸업식은 참석도 안했고
두 번째는 아내 혼자 가서 졸업장 받아온 것 같고
이제 우리도 늙어가는 중인지... 아내의 졸업식에 참석하기로 했다.
작은 아들은 동아리 회의 참석한다고 가 버렸고
큰 아들놈과 셋이서 사진 찍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들아 엄마 얼굴에 촛점 맞추어 셔트 누르면 된다. 알겠지...
짜안~~ 평소에 아내가 하지 않는 포즈이다.
사진 찍어 준다고 하면 늘 얼굴 돌려버리는 아내라도
오늘은 폼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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