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의 짧은 이야기

짧은 이야기 41 / 몸이 가려워서

풀빛세상 2013. 3. 12. 19:47

 

 

 

 

여보, 추운 겨울도 지나고 따스한 봄이 오는가봐!

등이 가려운데 좀 긁어줄래.

아니, 거기 말고 옆으로... 그래 그래 그 옆쪽으로도....

어 시원하다. 그 아랫쪽도 가려워....

충분히 만족하지 못한 남편은 효자손으로 등을 벅벅 긁기 시작합니다.

어쩌다가 쬐그만 뽀록지 하나가 톡 터져 작은 피 한 방울 번져나네요.

봄을 맞이하는 육신에서는 꽃 같은 피 한 방울 피어나네요.

 

여보, 봄 기운에 매화나무 등걸이 무척 가려웠던가봐.

벅벅 긁어서 피와  같은 꽃 한송이 피어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