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의 짧은 이야기

짧은 이야기 28 / 당잔대

풀빛세상 2012. 11. 21. 16:29

 

 

  

 

누군가 이렇게 말했지요.

저쪽에 가면 꽃무덤이 있어요.

벌초를 끝낸 후 소란스럽고 복잡하던 풀꽃들의 세상이 조용해졌을 때,
땅 속의 뿌리들이 서둘러 꽃을 밀어 올렸습니다.

우린 아직 죽지 않았어요. 이것 보세요. 아직 살아 있잖아요.

땅 속에 누워 깊은 잠을 자고 있는 그대여

꽃 세상을 꿈꾸고 있는가요?

아니면 꽃들이 그대를 일깨워 일으키고 있는가요?

산 자는 살아서 서럽고

죽은 자는 죽어서 서러워도  

서러움과 서러움이 만나서 맑고 고운 꽃세상을 일구어 갑니다.

태양빛 부드러운 저 하늘 위에는 또 다른 찬란한 꽃들의 세상이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