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속의 이야기

풍경 속의 이야기 24 / 느낌이 있는 사진?

풀빛세상 2012. 11. 16. 20:40

 

 

 

느낌이 있는 사진을 찍고 싶어요.

그 사진을 보고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사진을 찍을 수 있다면 참 좋겠어요.

사진기를 둘러 매고 발걸음을 옮기는 그네는 조용조용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느낌이 있는 사진이라.....

아마 그네가 말하는 느낌이 있는 사진이란 웅장하고 화려하고 아름답고.... 이런 거창함이 아니라, 소박하고 단순하고 잔잔하고 그렇지만 생각할 여유를 남겨주는, 혹은 한 번 쓰윽 지나치기에는 아쉬워 발걸음을 멈추거나 되돌리게 하는 사진, 혹은.... 여러 가지를 생각해 보지만 한 두 줄로 정리할 수는 없는 것은, 느낌이란 주관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겠지요.

느낌이 있는 사진, 감동적인 사진, 정말 어려운 주제요, 어쩌면 진지하게 사진을 찍는 분들의 모든 분들의 영원한 염원이겠지요. 그러면서도 어느 누구도 쉬이 도달할 수 없어서 힘들어 하거나 때로는 절망하게 만드는 그 무엇의 경지이겠지요.

 

 

느낌이 있는 사진을 찍고 싶습니다.

나만이 느끼고 좋아라 하는 사진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느낌을 전해줄 수 있는 사진, 마음이 편안해지고, 따스함을 느낄 수 있는 사진, 아니, 어쩌면 외로운 마음을 더 외롭게 만들 수 있는 사진, 외로움에 빠져 지치게 만들 수 있는 사진, 한 방울 눈물을 톡 떨구며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게 만들 수 있는 사진을 찍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본업이 사진이 아니기에 누군가 그런 사진을 찍는다면 아낌없이 응원의 박수를 쳐주고 싶습니다.

 

 

항상 느끼지만 제 사진은 너무 밋밋합니다.

나 좋아라고 찍는 사진일 뿐, 누군가에게 감정의 교류를 일으킬 수 있는 멋진 사진들은 아닙니다.

이것도 저의 성격이요, 개성일까요? 개성없는 자의 개성, 평범함에 익숙해 있는 자의 평범함, 아름다움을 찾아 표현하는 훈련이 되어 있지 않은 아마추어의 표현, 그러면서도 왜 다른 이들은 나의 이 느낌에 공감해 주지 않을까라는 투정이 일어날 때도 있지요.

 

끝없이 터엉 빈 하늘에 떠가는 구름, 막막한 바다 위의 작은 배들, 바람에 살랑이는 억새들, 파도의 철석거림, 지나가는 길에 늘어서 있는  흔한 풀꽃들.... 극적인 것들도, 눈을 확 끌어당기는 그 무엇도, 아니면 어떻게 찍었을까 호기심을 자극하는 기교도 없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런 풍경이 좋아서 자꾸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너무 밋밋하기만 한데, 저는 이런 풍경 속에서 오늘도 홀로 노닐고 있습니다.

언제쯤이면 저도 이웃들과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느낌이 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