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와 오늘 옛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참 오래간만이었네요 그네들은 육지에 나는 섬 나라에 세월은 흘렀어도 그 얼굴 그 모습은 변치 않았습니다 각자의 소명에 따라 주어진 길을 가며 하늘 섬기는 일을 기쁨으로 감당하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어디 쉽기만 했겠습니까 구비구비 언덕길을 넘고 또 넘어 왔겠지요 팍팍한 걸음걸이에 한 뼘 바윗돌이 그립기도 했겠지요 메마른 세상에 생수의 우물을 가리키며 한 모금 먼저 목 축일 여유도 없이 사랑 사랑 사랑의 춤을 추어도 그 사랑 조금도 이루지 못할 때는 눈물로 귀뚜라미의 밤을 지새우기도 했겠지요 나만 너무 쉬운 길 편하게 걸어가는 듯해서 많이 미안하기만 했었습니다 여름 숲 속 어두침침한 곳에서 홀로 빛을 발하는 여름새우란을 마음으로 선물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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