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이야기

풀꽃 이야기 177 / 참나무겨우사리

풀빛세상 2014. 10. 16. 09:27

 

 

  

 

참나무겨우사리 찍었는가요... 찍으러 가게요.

마음이 맞은 꽃친구님과 한라산을 넘어 저쪽 동네로 달려갔지요.

한라산으로 올라가는 성판악 주차장 부근의 양쪽 길에

승용차들이 길게 줄지어 늘어선 것으로 보아 한라산의 등산로가 무척 붐빌 것 같습니다.

아~ 나도 한라산에 가고 싶다.

그러나 눈앞에는 꽃들이 먼저 아른거리고 있었지요.

 

설레임, 두근거림, 눈앞에는 이미 골목길 귀퉁이에서 만날 신기한 꽃이 보이고 있었습니다.

어... 작년에 보았던 풍경이 달라진 듯 보였습니다.

여기가 분명히 맞는 것 같은데... 지나친 길을 다시 돌아와서 겨우 목적지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시골의 골목길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었습니다.

담장을 허물고 새로 쌓고, 좁은 골목길을 넓히고, 시멘트 작업을 하고...

몇 년이 지나면 옛날 정겹던 골목길은 사라지고, 도회지의 모습으로 변하게 될까요? 

편리하면서도 왠지 모르게 메마른 바람만 휑하게 지나가는 인정없는 골목길로 변하게 될까

은근히 걱정이 되었습니다.

 

아무리 살피며 찾아봐도 그곳은 달라져 있었습니다,

작년에 보았던 참나무겨우사리는 없었습니다.

작은 변화라면, 약간 담장이 허물어지고, 나무는 흔적이 없었고... 분명히 여기였는데...

아마 집 주인에 베어버린 것 같습니다.

사진 찍겠다고 자꾸 찾아오는 나그네들이 부담스러웠을까요?

아니면 암에 효능이 있다고 약재로 사용하려고 했을까요?

여하튼 얼마나 황당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돌아갈 수도 없네요. 급하게 이곳 저곳으로 문자를 띄웠습니다.

참나무겨우사리 어디에 있는가요? 여기에는 사라졌어요.

곧장 답장들이 왔습니다.

어디 어디에 가면...

작은 다리를 지나 어느 지점으로 찾아가 보세요...

 

갑자기 희망이 샘솟았습니다. 거기에 있다고 하네요. 우리 갑시다. 씩씩하게 내달렸습니다.

두리번 두리번. 아~ 여기에 있네요.

커다란 나무에 붙어 있는 작은 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늘이 져서 아쉽네요. 태양빛이 들어와야 성냥에 불붙은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많은 꽃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태양이 자리를 옮기면서 불타는 꽃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신기하게 구경하던 마을 주민이 집에서 작은 사다리를 내어주며서 협조하네요.

대학에서 식물학을 전공했다고 하면서 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태양빛이 밝게 비치는 대문 입구의 윗 부분에 많은 꽃들이 보였습니다

낮은 담벼락에 올라서서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습니다.

그 순간의 행복감... 만족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