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are You

Who are you 43 / 십자가의 길

풀빛세상 2015. 9. 8. 19:04






가끔씩 십자가의 길이 무엇이냐고 

당신에게 

아니 내 안에 있는 나에게 물어보지만  

알듯 말듯 모호하기만 합니다 

십자가의 길은 밟히며 가야 한다는데 

단 한 번이라도 손해보며 희생해 본 적이 있는가

단 한 번이라도 자발적인 가난을 선택해 본 적이 있는가 

단 한 번이라도... 

그러면서도 십자가의 길을 가야한다고 힘주어 외칠 때가 있지요

돌아서면 얼마나 얼굴 뜨뜻해지는지... 

자꾸 자책할 것만은 아니겠지요 

이 땅에서 착한 남편 착한 아버지의 삶을 살기도 힘겨워 죽겠는데 

어찌 당신이 가르쳐준 

넓은 사랑에서 우러나오는 자기희생 자기부정의 길을 걸어갈 수 있겠나요 

아무래도 나는 힘들 것 같아요 


아무래도 훗날 당신 앞에 서게 되면 

머리 포옥 숙이며 많이 부끄러워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