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속의 이야기

투표

풀빛세상 2018. 6. 11. 18:45





투표 

    

다들 잘 살게 해 주겠다는데

누구 손을 들어줘야 하나

어릴 때 땅 위에 막대기로 동그라미 그려놓고

그 안에 영역을 나눈 후 1, 2. 3...

기도하듯 정성을 모으고

정신도 집중하고

호흡도 가다듬고

온 몸의 기를 손에 모으고

행과 불행이 여기에 달린 듯 진지하게

손바닥 크기의 돌멩이를 던졌다

놀이가 끝나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모두 집으로 돌아가 

밥을 먹고 잠을 자고 그리고 학교에 갔다 

투표도 그렇게 해야겠다

어차피 한두 번 속은 것도 아닌데

그렇게 속으면서도

속지 않은 것처럼 잘 살아왔다

어쩌면 내가 그들을 속이고 있는 것 같아

아주 조금은 미안할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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