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꽃

산자고

풀빛세상 2016. 4. 23. 19:39



아랫동네에서 자라는 산자고가 

윗세오름 선작지왓 주변에 피었다

틀림없이 장마에 씻겨내려간 흙을 채우느라 

아랫동네에서 함께 갔을 것이다 


이 꽃의 이런 자태를 볼 때마다 

꽃뱀(화사)이 떠오른다

물려도 아프지 않을 것만 같은 

그렇지만 치명적인 유혹 

죽음과 파괴의 본성을 타나토스라 하고

생명과 사랑의 본성을 에로스라 한다

이 둘의 갈등 속에서 생명은 유지되며 서서히 소멸을 향하게 된다

예술가들은 이 둘의 극한적 갈등 속에서 작품을 만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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